지난 주 나를 가장 긴장하게 만든 말은 “목사님, 저 두 줄 나왔어요.”이다. 오미크론 확진자가 35만 명에 육박하면서 교인들 가운데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물론 이전 바이러스보다 덜하다고는 하지만, 목이 잠긴 성도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결코 평안할 수가 없다.

“전도사님, 어서 약 챙깁시다.” 부족한 의학상식과 치료사례를 수집하여 되도록 쉽고 빠르게 지나갈 수 있도록 약품을 준비한다. 교인들 형편에 따라서 필요 물품을 추가하여 차를 몰고 바로 달려간다. 문 앞에 물품을 내려놓고는 멀찍이서 얼굴을 바라본다.

“좀 어떠세요? 목이 많이 아프시죠? 2-3일이면 괜찮아질 거예요. 기도할 테니 힘내세요. 따뜻한 물 많이 드시고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 주세요.”

의사도 아닌 목사가 무슨 난리인가 의아해하는 분도 있겠다. 나도 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아서 그렇다. 내가 아파봐서 안다. 아플 때 가장 외롭다. 그래서 더 힘들다.

열아홉이 되던 해에 폐결핵 판정을 받았다. 엄마, 작은 형, 그리고 나... 보건소에 가서 약을 받았다. 기억으로는 아침마다 한 뭉치 약을 한 번에 삼켜야 했다. 그리고 나면 속이 끓었다. 신물이 올라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색까지 검게 변했다. 그해 겨울은 참 추웠다. 돈도 없고, 여유도 없고, 건강도 없고, 그리고 사람도 없어서 참 외로웠다.

그래서 아픈 분들을 보면 솔직히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그때의 우리 집 모습이 중첩된다.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함께 있다는 것, 그리고 같이 기도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그래야 힘이 생기니까...

“목사님, 나중에 교회가 커져도 그러실 거예요?” “글쎄요. 그때가 올까요?ㅎㅎ 뭐 그때 가서 생각하죠. 지금은 이렇게 할 수 있으니 감사하잖아요.”

급히 전화가 온다. “목사님, 저희 OO집사 오늘 퇴원해요. 무사히 치료 잘 받았어요. 감사해요.” 잘됐다. 마음이 한시름 놓인다. 이렇게 빨리 3월이 지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웃으며 꽃구경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