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둔 여야 후보들의 싸움이 연일 기사로 쏟아지고 있다. 또 시작인가 싶어 뉴스를 멀리하려 하지만, 다시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는 유력후보를 둘러싼 이상한 루머들 때문이다.
화천대유(火天大有) 천공 스승, 임금 왕(王)... 무협지 만화에나 나올 법한 낯선 이 단어들은 모두 대선과 관련된 것이다. 먼저 화천대유는 여당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인 자산관리업체다. 그리고 천공 스승은 야당 후보의 손바닥 왕 부적 의혹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다.
신기한 것은 이 둘 모두 역술과 관계된다는 것이다. 화천대유는 주역 64괘 중 하나로 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는 뜻이다. 천공 스승 역시 구독자 8만, 누적 조회수 2억 회가 넘는 인기 유튜버 역술인이다.
이유야 어쨌든 한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자리에 역술 얘기가 오가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 야당 다른 후부의 말처럼 역대 최악의 대선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지난 주 저녁, 잠시 시내를 다녀와서는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점술이 주위에 깊이 자리잡고 있었다. 예전만 해도 점집은 허름한 곳에 대나무 깃발 꽂아놓은 괴기스러운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젊은이들이 오가는 거리에 사주카페, 타로샵 등이 유행이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친근한 소품들... 그래서 부담 없이 이곳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는 30만 명의 역술인과 15만 명의 무속인이 있다. 그리고 이들에 의해 창출되는 점술시장 규모가 4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최근 팬데믹을 겪으면서 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점술은 불안과 욕심을 먹고 사는 나쁜 산업이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욕심에 붙잡혀 산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교회가 이들을 위로하고 인도할 능력을 잃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왕(王)이 아니라 주(主)이다. 화천대유가 아니라 천국복음이다. 아무래도 다시 전도를 시작해야겠다. 세상이 너무 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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