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부분이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1년을 넘으면서 분노 조절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코로나 한파로 실물경제가 무너지면서 생활기반이 무너지는 분들도 많다. 꼭 이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갈 곳은 적고, 마음을 둘 곳은 없어지니 힘겨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주위에 늘고 있다.

남의 일이라 생각하고 나만 조심하면 되는 일일까? 세상을 혼자 살 수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런 사람은 없다. 누군가의 불행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시간문제이다.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한 배에 타고 있으며, 코로나라는 같은 파도를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교회가 필요하다. 교회는 가장 적극적이며 이타적인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나찌의 광기가 극에 달하던 1944년, 독일 신학자 본회퍼는 옥중에서 교회를 위한 소망의 글을 남겼다. 여기에서 그는 참 교회를 이렇게 정의한다.

“교회는 타자를 위해서 현존할 때만 진정한 교회가 된다.”

죄는 인간을 이기적으로 만들지만, 복음은 나를 넘어서 우리를 품게 한다. 예수님의 눈으로 영혼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목자를 잃고 방황하는 무리를 보시며 민망히 여기시던 주님의 탄식은 지금도 우리 속에 남아있다. 추수할 일꾼을 보내 달라고 간청하시던 주님의 기도 역시 우리 가운데 살아있다.

지금이야말로 교회가 교회 다워야 한다. 더 따뜻해지고 더 뜨거워져야 한다. 죽음의 소식을 이길 만큼 생명이 넘쳐야 한다. 물론 우리도 힘들다. 하지만 우리에겐 주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