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접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나이가 들수록, 자리가 중할수록 더욱 그렇다. 예전에는 꼰대라고 윗사람을 흉보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난 후 비슷한 어르신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대접의 유혹(?)을 끊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렇다. 한때 “권위”의 “권”자에도 알러지 반응을 보이던 나다. 하지만 어느새 후배사역자들의 깍듯한 대접이 싫지 않다. 가끔이지만 성도들의 송구스러운 담임 대접도 예전에는 참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까지는 아니다.
물론 의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꺼리지도 않는다. 변한 거다. 그러지 않으려는 데도 이 정도인데, 정신줄을 놓으면 어떨까 싶다. 꼰대의 향기... 조금씩 길들어지는 것이다.
꼰대는 일본식 외래어이다. 백작을 뜻하는 프랑스어 “콩테(Comte)”에서 유래했다. 이 말이 우리나라에 정착한 이유는 친일파들에 의해서라고 한다. 매국의 대가로 작위를 받으면서 자신을 콩테라 불렀다. 이들의 작태를 보면서 꼰대질한다고 비아냥거린 것이다. 이 말이 부정적으로 확장되면서 구태의연한 사고를 가진 어른을 가리키는 말이 돼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소위 "꼰대 감별법"이라는 것이 있다. 일종의 그들만의 육하원칙이다. Who(내가 누군지 알고) What(뭘 안다고) Where(어딜 감히) When(왕년에) How(어떻게 나한테) Why(내가 그걸 왜)... 한 마디로 “대접중독” 빠진 어른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꼰대라는 말을 들어면서까지 대접받으려 할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보상심리가 아닐까 싶다. 예전에 나는 윗사람을 이렇게 모셨으니 너도 그렇게 모시라는 것이다.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많은 고생들을 했으니 이 정도 대접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심정적으로 이해되지만 못난 생각이다. 대접받으려 대접한 타산적 인생이기 때문이다. 신앙인은 누군가를 대접할 때 계산이 아닌 은혜로 한다. 거저 받은 것을 거저 나눌 뿐이다. 그래서 교회에는 꼰대란 없다. 지난 주 정부관리의 황제 의전을 보며 우리를 본다. 다시 정신 차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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