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요즘 우리의 상황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아닐까 싶다. 연일 이천 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하고, 감염확산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에까지 번지고 있다.
하지만 교통이동량은 오히려 늘어나고, 공항이용자는 작년보다 많아졌다. 방역전문가들의 깊은 우려와 정부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와의 전쟁에 국민들이 많이 지쳤기 때문이다.
맞다. 이 정도면 많이 참은 거다. 해외에 거주하는 지인들과 여러 채널을 통해 얘기해보면 K방역은 양호하다 못해 훌륭하다. 발 빠른 시스템도 한몫했지만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어쩔 수 없는 정부의 거짓말을 이해하기엔 국민들의 마음에 여유가 없다.
그동안 참고 지내던 사람들의 요구가 하나둘 삐져나온다. 한 달 한 달 버텨오던 가게들이 갑자기 문을 닫는다. 집값은 한없이 오르고 물가는 그 뒤를 따른다. 나처럼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도 저절로 나라 걱정을 할 만큼 위기다. 그런데 가장 큰 위기는 사람들이 지쳤다는 것이다.
몸이 지치면 쉬면 되지만, 마음이 지치면 쉬어도 안된다. 마음으로 버티며 사는 게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어느 때보다 마음을 충전할 비타민이 필요하다.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해소될 수 없다. 그렇게 초대교인들이 희생당했고, 유대인들이 학살당했다. 그리고 로마는 망했고 독일은 패했다.
한 마디의 따뜻한 말, 진심을 담은 작은 배려... 세상의 어떤 백신보다 강하고 어떤 방역정책보다 확실하다. 나는 이것이 우리 교회부터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 주 안에서 한 몸임을 잊지 않는 것...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십자가가 이것을 말하고 있다. 이 길이 살길이라고 우리를 초대한다. 분명 참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사랑하고 위로하는 데는 한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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