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억난다. 군대에서 육상경기를 보다가 갑자기 눈물이 터져서 화장실로 뛰어간 적이 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눈물에 울면서 웃었다. 그의 승리가 고장난 눈물샘을 열었다. 내 삶과 그의 삶이 맞닿았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참 힘들었다. 하루하루 억지로 견디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울고 나니 마음이 후련해졌다. 위로가 되었다. 경주 같은 인생에서 인생 같은 경주를 보았기 때문이다.

바울 사도 역시 이런 경험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오죽하면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딤후 4:7).”고 고백할 정도다.

그가 보았던 경기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 경기, 그 선수를 보면서 자신을 본 것이다. 위로를 얻은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경주 같은 바울의 삶을 보면서 다시 소망을 찾고 있다.

참 힘들게 2년을 달려왔다. 반환점을 돌았는지조차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믿음이 있다. 우리가 멈추지 않는 한 경주는 언젠가 끝난다는 것... 그리고 그 끝에는 면류관을 준비하고 계시는 주님이 계시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힘들면 잠시 멈춰도 좋다. 하지만 포기만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