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은 영상이 뉴스를 통해 송출되었다. 버스는 멈췄고 건물은 덮쳤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 사고는 발생할 수도 발생해서도 안 될 비극이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보도기사가 쏟아졌다. 그런데 뉴스(News)라고 하기엔 너무 식상한 재방송에 가까웠다. 2년 전 비슷한 사고가 서울 잠원동에서 일어났다. 단지 장소만 광주로 옮겼을 뿐 경과나 내용이 거의 동일했다.
감리자 부재, 불법 하도급, 허술한 안전장치, 불법적 철거방식... 동네 사람들은 이미 위험을 감지하고 그 근처를 가지 않았다. 그리고 건물이 붕괴되기 얼마 전 깨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하지만 통제도 없었고 폐쇄도 없었다. 단지 인부 몇 명이 급하게 수신호를 보낸 것이 전부였다.
어떻게 2년 만에 동일한 사고가 다시 발생할 수 있었을까? 씁쓸한 것은 재발방지를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얼마 전 국회를 통과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냥 대책일 뿐 해결책은 아니었다. “서류 따로, 작업 따로”인 현장에서는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비책이 없었던 것이다.
화가 나는 것은 둘째 치고라도 당장 아이들에게 버스 탈 때 앞쪽에 타라고 가르쳐야 할 판이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안전기준이 아니라 버스 위에 달린 가스탱크이기 때문이다. 9명의 승객이 이 탱크 때문에 살았다.
웃픈 현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결국 안전은 기준으로 세워진다. 그리고 기준은 말이 아니라 삶으로 완성된다. 책임자들이 공사기간이 아닌 안전기준을 고려했다면... 공사비가 아닌 생명을 생각했다면 어떠했을까?
어찌 보면 우리도 별 다를 것 없다. 지금 교회가 무너지는 이유는 코로나가 아니다. 기준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신앙 따로 삶 따로”인 교인이 생명을 지킬 리 없다. 성령 충만을 유지할 리도 없다. 분리된 신앙 위에 세워진 교회는 언젠가 무너지기 마련이다.
지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침묵의 시간을 주신 이유는 기준을 다시 세우고 삶을 다시 세우기 위한 재정비의 시간은 아닐는지... 이 정도 했으면 족하다. 이제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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