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탕의 비밀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YouTube에 잊을만하면 소개되는 영상이 있다. ‘외국인 한국체험기’인데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외국인이 고유문화를 탐방하고 경험하는 영상이다. 우리에게는 매우 익숙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매우 낯선 문화를 경험하면서 다름에서 오는 어색함을 통해 웃음을 이끈다.

  얼마 전 한 영국인이 한국의 사우나를 체험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한국에 적응한 영국친구와 함께 냉온탕, 건식 사우나, 찜질방, 그리고 때밀이를 체험하며 웃음을 자아내었다. 먼저 그가 놀란 것은 사람들이 아무런 부끄럼 없이 옷을 벗고 맨몸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가 익숙하지 않던 그는 속옷을 입은 채 탕 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직원에 의해 제재 당했다.

  어쩔 수 없이 옷을 벗고 어색하게 입장한 그는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열탕이 거의 고문 수준으로 뜨거웠기 때문이다. 더구나 친구를 따라 열탕에서 바로 냉탕으로 들어간 그는 기절할 수준의 고통을 겪는다.

  살을 벋기는 때밀이 체험과 불가마 찜질방을 경험한 그는 어느새 한국 목욕탕에 적응하게 된다. 맨몸으로 다니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는가 하면 양머리를 말아 쓰고는 찜질방 바닥에 눕는다. 밖에서 보면 어색하고 불편해 보이는 목욕탕 문화에서 아늑함마저 느끼게 된 것이다.

  지난 주 나는 권사님들과 함께 인천의 해수탕사우나를 다녀왔다. 물론 같은 탕 안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사우나에 들어가기 전 권사님들의 얼굴에는 피곤함과 불편함이 있었다. 그런데 목욕을 마치고 나오신 권사님들은 아이처럼 빛나는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계셨다.

  그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교회가 꼭 해수탕 같았으면 좋겠다.’ 서로의 연약함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이해하고, 함께 생수의 강 속으로 들어가 복음을 누리며 사랑을 나누는 곳... 세상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즐거움이 넘치는 곳... 그렇게 된다면 목사가 아니라 ‘목욕탕 때밀이’라고 불려도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