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이가 많이 컸다. 얼마 전까지 분명 아이였는데 오늘 키가 170cm가 훨씬 넘어버렸다. 목소리도 굵어졌다. 목이 쉰 게 아니었다. 변성기가 온 것이다. 가끔씩 “아빠~”하고 부르면 깜짝깜짝 놀란다. 내가 준비도 하기 전에 청년이 되어가고 있다.

남들은 쉽게 말도 걸지 않는다는 중2인데도 요셉이는 착하다. 내 아들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듣기 싫은 소리를 잘 안한다. 최소한 평균치 이상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얼마 전 요셉이의 매서운 눈빛을 봤다. 게임 그만하라고 말리는 잔소리에 불만에 찬 눈으로 쳐다봤다. 생각보다 무섭지는 않았다^^;; 아이처럼 삐진 모습이 귀여운 면도 있었다. 잠시 후 학원을 다녀온 요셉이를 크게 안았다.

“아들, 고생했어.”

요셉이가 나보다 더 클 것 같다. 키도 생각도 꿈도... 그때가 되면 나 역시 커져야 한다. 새로운 아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마음을 넓혀야 한다. 쉽지 않을 게 분명하다. 대개의 부모들이 이런 변화가 익숙하지 않아 상처를 받거나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렇게 되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다.

어떻게 빨리 인정하는가가 중요하겠다. 나의 한계를 깨닫고 욕심을 내려놓는 것 말이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 못다한 꿈을 이뤄주는 아바타도, 가정의 부족을 채우는 메꾸미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또한 부모가 자녀의 유일한 보호자가 아니라는 것과 나 역시 함께 배우고 성장해야 할 하나님 자녀라는 것을 받아드려야 한다.

돌이켜보면 요셉이를 가르친 것보다 요셉이에게 배운 것이 몇 배는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자녀를 “선물”이라고 하나보다. 우리를 성장시키기 위해 주님께서 특별히 이 땅에 남겨놓으신 은혜다.

앞으론 어떤 아버지가 될지보다 어떤 친구가 될지를 고민해야겠다. 주님께서 내게 그런 친구가 돼주신 것처럼 같이 걷고 같이 고민하며 같이 격려하는 동행자로 서야겠다. 밤바람이 차다. 건넌방에 가서 이불 덮어주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