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빚투에 이은 학투가 스포츠계 연예계의 큰 변수가 되고 있다. 갑자기 드라마 주연배우가 교체되는가 하면, 감독이 사퇴하고 주전선수가 퇴출된다. 철없던 시절 학교폭력에 가담했던 이력이 밝혀지면서 팬들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흥국생명 여자배구팀이 있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어우흥(어짜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말이 대세였다.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이 영입되었고,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함께 막강화력을 이뤘다. 여기에 김연경이라는 최고의 스타가 마지막 퍼즐로 끼워졌다. 말 그대로 최고의 팀이였다.

흥국생명은 최다 타이 1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넘볼 수 없는 1위였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SNS를 통한 팀원 간의 갈등, 뒤이은 학폭 이슈... 쌍둥이 자매는 퇴출되었고, 팀은 급격히 무너졌다. 결국 1위 자리마저 양보해야했다.

새로운 1위로 떠오른 팀은 GS칼텍스였다. 특출한 기량도 스타선수도 없었다. 하지만 평범한 비범함이 있었다. 끈끈한 조직력과 팀원 간의 믿음...

물론 최종결과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요약해보자면 개미가 코끼리를 밟았다. 한 팀을 능가할 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됨을 이길 비책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갑자기 우리 교회 생각이 났다. 한 소망, 한 믿음으로 한 몸이 된다면, 코끼리 같은 세상을 이길만한 개미가 될 수 있다는 행복한 상상을 했다. 이런 상상만으로 벅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