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예배 온라인방송을 시작하면서 내게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틈나는 대로 TV뉴스채널을 틀어놓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로 바깥출입이 줄어들고 외부소식에 소홀해진 교우들을 위해 틈틈이 새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다.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방역기준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떤 날은 같은 뉴스를 몇 번 볼 때가 많다. 다른 날은 방송국마다 조금씩 다르게 전하는 같은 뉴스를 시청한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는 뉴스들 사이에 흐르는 작은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보도들 속에서 방역당국의 의도를 읽는다든가, 조금씩 다른 뉴스들 사이에서 각 방송국의 정치적 색깔과 이해타산을 찾아내기도 한다. 물론 전문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좀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뉴스감별사가 되가는 것 같다.
하지만 초보 뉴스감별사(?)의 삶이 결코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많이 불편하다. 요즘 같아선 정말 그만두고 싶다. 이유는 간단하다. 뉴스가 뉴스 같지 않기 때문이다.
새 사건을 다루고 새 소식을 보도하고 있지만 어제 혹은 지난 주, 지난해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누가 누굴 죽였다더라... 이편이 저편과 싸운다더라... 갑이 을을 괴롭힌다더라... 알고 보니 그분이 그런 놈이었다더라... 등등
이름과 대상만 바뀔 뿐 내용 자체는 비슷하다. 굳이 차이를 말하자면 더 적나라해지고 더 잔악해진다. 그래서 뉴스 같지 않은 뉴스를 보고나면 항상 마음이 씁쓸하다. 세상이 온통 잿빛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씁쓸한 뉴스들 속에서 나를 가장 괴롭히는 것이 있다. 바로 한국교회 뉴스들이다. 말하기조차 괴로워서 언급하기 싫다. 할 수만 있다면 쥐구멍이라도 찾아가서 숨고 싶다. 그냥 남의 얘기처럼 흉보고 지나치고 싶지만 마음이 찔려 그럴 수도 없다. 또한 끝이 잘 보이지 않아 속이 답답하다.
마음이 찢어진다. 다음 세대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무엇보다 하나님께 심히 죄송하다. 그래도 목사라고 염치없이 이렇게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를 버리지 마세요. 다시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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