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쇼핑백이 찢어지겠는데요?” 열심히 선물꾸러미를 싸던 한 청년이 말했다. “어 작년보다 1.5배를 넣었어.” 이제는 너무 자연스럽게 준비되는 몰래산타 사역... 올해로 벌써 6년이 다됐다.
처음 선물을 준비할 때는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당시 교회살림 챙기기도 바쁠 만큼 재정적인 여유가 없었다. 더구나 해보지 않은 사역이었기 때문에 삼일가족들이 떠올릴만한 마땅한 그림이 없었다.
“목사님, 저분들 뭐 갖다줘봤자 고마운 줄도 몰라요.” “그냥 우리 식구들부터 먼저 챙겨야하는 거 아닌가요?” 사실 다 맞는 말씀이었다. 나보다 외미마을을 더 겪어보셨고, 교회를 더 잘 아시는 분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 하자고 했다. 젊은 목사의 혈기 때문이기도 했고, 장로님의 적극적인 동의 때문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내 안에 소망이 있었다. 성도들에게 나눔의 기쁨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할 수도 있다는 역설의 행복을 심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몰래산타 사역은 해가 갈수록 지경이 넓어졌다. 맨 처음은 외미마을 이웃들과 나누다가, 쪽방촌 주민들을 만나게 됐고, 노숙자,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에게까지 확장되었다. 이를 계기로 독거노인 반찬봉사가 시작되었고, 이주민노동자 의료봉사까지 감당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작은 교회가 감당하기 힘든 사역이었다. 그러나 한 걸음씩 걸어갔다. 무엇보다 깨달은 것이 있다. 뜻이 있는 곳이 길이 있다는 당연한 진리 말이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찾으면 그 길을 여시고 인도하신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목사님, 오시고 나서 나누는 것을 배웠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얼마 전 한 집사님께 들은 말이다. 올해 들은 말 중에 최고의 말이었다. “아니에요. 우리 교인들이 대단하신 거예요. 제가 더 고맙죠.”
남들이 들으면 자화자찬 내지는 꼴불견이라 욕하겠다. 하지만 괜찮다. 이런 욕은 들을수록 행복하다. 힘들었던 한해를 이렇게 마무리하는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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