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질문을 해본다. 올해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말씀을 듣기 원하셨을까? 설교리스트를 살펴보니 유독 두 가지 주제가 많았다. 바로 “예배와 소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드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가장 많이 어려워지고 가장 많이 무너진 것이 예배이며 소망이었다.

마스크를 올려 쓰고, 작은 목소리로 찬송을 부르며, 졸린 눈을 깨우며 말씀을 듣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사업장에 위기가 오고, 직장은 흔들리고, 집값이 치솟게 될 줄 누가 예상했겠는가? 무엇보다 우리 믿음이 이렇게 쉽게 흔들리고 쉬이 무너질 줄 몰랐다.

그래서 올해는 어떤 해보다 말씀을 준비하면서 많은 질문을 던졌다. 최소한 거짓말쟁이가 되기 싫어서 강단에 오를 때까지 씨름하듯 마음과 싸웠다.

물론 해결나지 않은 채 내려올 때도 있었다. 그러면 몇 배의 무거움으로 끝나지 않은 설교를 삶으로 마무리하곤 했다. 그럼에도 감사한 것은 이리도 부족한 자를 주님께서 은혜로 붙잡아주셨다는 것이다.

엉뚱한 얘기일지 모르지만 어쩌면 우리 모두가 설교자인 것 같다. 말씀과 씨름하며 절망과 싸워가며 삶의 메시지를 만들어가는 설교자... 우리의 설교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나 한 가지만은 확신한다. 마지막 마침표는 은혜로 찍는다는 것... 이 믿음으로 다시 강단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