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일이 일어났다. 우리가 다시 모여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당연했던 이 일이 꿈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지난 두 달간의 힘겨운 시간 때문일 것이다. 처음 비대면 예배를 시작했을 때 낯설음 그 자체였다. 빈 좌석, 빈 공간, 빈 반응... 어디를 바라보고 인도할지 막막했다. 차차 카메라초점에 적응해가고, 온라인으로 인사 나눌 정도로 익숙해졌지만 그렇다고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예배를 마치면 교우들로부터 문자가 하나둘씩 날아왔다.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세요.” “많이 피곤해보여요.” “힘내세요. 기도할게요.” 표정관리에 미숙한 사람인지라 곧바로 마음을 들켜버렸다. 나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많을 텐데 웃음은커녕 되레 걱정을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했다. 그래도 마음을 함께 하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했다.

비대면 한 달이 넘어가면서 조금씩 재정적인 압박이 다가왔다. 예상되었던 일이지만 막상 대면하고 나니 쉽지는 않았다. “장로님, 어떻게 하죠?” 답답한 심정에 말을 건넸다. 장로님은 담담한 표정을 이렇게 말씀하셨다. “목사님, 우리 교인들을 믿으세요. 괜찮을 겁니다.”

교회재정을 놓고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무 걱정하지마라.” 그리고 이 어려운 시기에 힘든 싸움을 하고 있을 삼일가족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아픈 마음으로 주님께 올려드렸다. 용기 잃지 않기를... 길을 열어주시기를... 주님이 함께 해주시기를 간구했다.

그리고 작은 기적들이 일어났다. 예상치 않은 헌금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교우들의 마음이 하나둘씩 모아졌다. 감사했고 또 부끄러웠다. 교회의 주인이 주님이시며, 지키시는 분이 성령님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믿음 부족한 목사를 깨우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놀라울 뿐이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가사처럼 어려운 시간은 그렇게 지나갔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순 없지만 이제 다시 함께 예배를 시작한다. 위로와 회복이 시작되길... 그렇게 주님께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