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많은 부모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다름 아닌 “라면형제 사고”이다. 열 살 넘은 초등생 형과 여덟살 박이 동생이 119에 실려 병원에 호송되었다. 이유는 화재였다. 유독가스를 많이 마신 탓에 자가 호흡이 힘들었고, 온몸에는 40%가 넘는 3도 화상이 퍼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런데 사연을 알고 나니 말문이 막혔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아이들은 집에 머물러야했다.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고 가스불을 켰다. 순식간에 불이 번졌다. 그리고 형은 119에 전화를 걸어 이렇게 계속 외쳤다.

“살려 주세요.”

편부모 가정이었다. 자활근로니 생계급여니 해서 한 달에 160만원의 정부지원을 받았다. 넉넉지 않지만 세 가족이 어떻게든 버틸 수 있는 돈이었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있었다. 어머니의 정신건강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어머니는 양육을 게을리 했고, 아이들은 방치되었다. 보다 못한 이웃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상담치료가 연기되었다. 그리고 사고가 났다. 돌봄 사각지대에 갇힌 아이들의 예고된 사고였다.

기사 밑에 어머니에 대한 비난과 교육당국에 대한 비판댓글이 쏟아졌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누구 한 명의 잘못이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촘촘한 돌봄 시스템을 구축해도, 아무리 엄격한 아동복지법을 제정해도 사회 전반의 사각지대들을 모두 없앨 수는 없다.

이 문제는 전적으로 함께 풀어야할 숙제다. 특별히 교회는 더욱 그렇다. 주위 이웃들을 향한 작은 관심과 따뜻한 시선을 포기하지 않을 때 비로소 해결할 수 있다.

내가 힘들면 옆 사람도 힘들다. 나보다 없고 부족한 사람은 훨씬 더 힘들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마지막까지 강도를 돌아보셨고, 죄인들을 불쌍히 여기셨다. 주님의 그런 열심 때문에 우리가 구원을 받았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긍휼의 마음을 잃지 말자. 은혜의 곳간을 닫지 말자. 그게 신앙이고 그게 사람다움이다. 삼일가족은 그렇게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