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목사님들이 후배목사에게 성경말씀처럼 자주 말씀하시는 권면이 있다. 목사가 꼭 지켜야 할 세 가지 방에 대한 얘기이다. 목회를 성공하기 위해 목사는 ‘책방, 기도방, 심방’을 꼭 떠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도와 말씀에 전무해야할 목사가 책방과 기도방을 등한시하면 강단이 소홀해지고 성급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말씀과 기도의 중요성만큼 심방을 중시하라는 것은 조금은 의외였다.

내가 심방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은 청년사역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사역 초기 나는 주일설교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사역하였다. 최선을 다해 설교준비를 하고 완벽한 전달을 위해 모니터링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사역 가운데 기대한 열매가 드러나지 않았다. 더 답답한 것은 아무리 말씀을 열심히 준비하여도 듣지 않는 청년이 많았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에 청년들이 좋아하는 언어, 관심 있는 이슈나 농담들을 활용하여 주일강단을 채웠다. 전보다 집중도는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큰 문제가 있었다. 듣기는 하지만 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귀를 자극하는 설교는 얼마가지 않아 또 다른 외면을 당하는 듯했다.

대심방 기간에 되어 담임목사님을 따라서 장년성도 몇 가정을 방문하여 심방예배를 드렸다. 딱히 감동적인 설교도 아니었고 마음을 움직일만한 나눔도 없었다. 그런데 특이한 일이 벌어졌다. 교우들이 심방 이후 얼굴이 밝아지고 주일예배와 교회봉사에 더 열심을 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곧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로 ‘소통’의 은혜였다. 교역자와 교우가 소통하는 것은 모두에게 유익하다. 교우는 교역자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고 목사는 교우를 통해 영혼 사랑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함께 소통하며 영과 영이 통하는 ‘영통(靈通)’이 이뤄진다. 이러한 영통은 곧 주님의 은혜가 열리는 직통으로 이어진다.

그날 심방 이후 청년사역이 많이 달라졌다. 캠퍼스와 직장을 오가며 청년심방을 시작했다. 그리고 의미있는 열매를 거두었다. 봄철 대심방이 시작되었다. 일정이 빡빡하고 사역은 부담되지만 대심방을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일하심이 기대된다. 이 기대와 소망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