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모르겠지만 이번 정부는 시끄러운 일이 비교적 많은 것 같다. 한 계절이 끝나기 바쁘게 갈등, 다툼, 충돌, 격돌, 대결... 마치 시리즈 드라마 보는 것처럼 이런저런 부딪힘들이 많았다.

사실 코로나19 하나만으로도 매우 벅찬데 검찰, 보수언론, 의사협회, 그리고 교회까지... 죄다 쑤셔놓은 벌집 같은 대립들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떤 분들은 386세대가 투쟁의 세대라 그렇다고 한다. 독재정권에 맞선 민주화운동, 악덕기업주에 대항한 노동운동, 그리고 사회개혁을 위한 학생운동에 이르기까지... 이 세대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며 청춘을 보냈다.

이들이 흘린 땀과 눈물 때문에 우리나라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빨리 민주주의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변화가 크고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상처도 깊이 남았다. 그리고 가끔 상처가 건들어지면 과하다 싶을 정도의 반응이 나타난다. 이 상처는 바로 기성세대에 대한 것들이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노년이 되었고, 투쟁의 세대는 다시 기성세대가 되었다. 세대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싸움은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다. 아직 바뀌지 않은 것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반대로 절대로 바뀌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른 생각과 믿음이 세대와 세대를 찢어놓는다. 그리고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집에서, 그리고 교회 안에서까지 이 싸움은 계속 되고 있다.

간혹 교인들이 내게 묻는다. “목사님은 어느 쪽이세요?” 그러면 나는 딱 부러지게 말한다. “딱 중간이요.” 나는 목사이기 때문에 정치적 입장이 없다. 있어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목사는 양을 품는 목자이기 때문이다.

목자는 모든 양을 품는다. 얼룩 양이든, 흰 양이든 상관없다. 왜냐하면 모두 주님의 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 부담이다. 고민되는 밤이 많다. 하지만 결국 넘어선다. 부족한 사람에게 이런 큰일을 맡겨주신 주님께 감사할 뿐이다.

말도 안 되는 바람일지 모르나 전OO씨나 대통령님이 참 목자의 마음을 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태풍이 그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