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인터넷 실시간검색순위에 갑자기 “의정부”가 올라왔다. 또 어떤 불쾌한 범죄가 일어났는지 궁금해서 기사를 검색했다. 의외의 영상이 링크되었다. 일명 의정부 실내수영장 사고... 민락동 새 빌딩 4층에서 폭포수가 쏟아졌다. OOO사우나 물탱크가 터진 것이다.

쏟아 내린 40t의 물이 거리를 덮쳤다. 외벽 일부가 붕괴되었고, 노상에 주차된 전기차가 파손되었다. 1층에는 안경점이 영업 중이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이 없었다. 비 오는 통에 거리에 행인이 없었던 것이다.

사고영상은 인터넷을 타고 급속도로 번졌다.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영상이기 때문이다. 급기야 저녁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의정부가 떴다. 아마 뉴스 첫머리를 장식한 건 묻지마 폭행 이후 처음인 듯하다.

기사를 접하고 맨 처음은 황당했다. 좀 지나고 나선 궁금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다음날 시장님이 사고현장을 방문했다. 그리고 원인을 밝히는 기사들이 업로드 되었다.

아직 조사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보고에 따르면 편법적으로 운영되던 옥상수영장과 연관성이 있다고 한다. 6층과 옥상 수영장에 물을 공급하던 물탱크가 터져버린 것이다. 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되었지만, 40t의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파열되면서 난리가 난 것이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사고 전 분명 사인들이 있었을 것 같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도 위험을 알리는 작은 신호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무시했다. 그냥 지나쳤다. 작은 진동, 작은 균열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1,500여명이 다치고 죽었다. 안전 불감증과 귀차니즘이 낳은 결과였다.

비약일지 모르겠으나 요즘 우리 사회 전반에 위험신호들이 느껴진다. 좌우, 남북의 문제가 아니다. 추락하는 윤리와 도덕의 문제다. 산발적인 혐오폭력, 집단적 대립, 그리고 도를 넘어선 포괄적 차별금지법까지... 사람들이 사나워져간다. 지독히 이기적이 되어간다. 끝을 모르고 질주한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깨어있는 영성이 필요할 때 같다. 깨어있는 신앙이 사람을 살린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