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하지 않은 흑인이 백인 경찰에 목이 눌려 사망했다. 이로 인해 미국 각지에 폭력시위가 번지고 있다.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홍콩 보안법이 급기야 승인되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대대적인 무역제재를 선언했다.

한 위안부 피해자 단체를 둘러싸고 폭로와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다시 좌우의 프레임 싸움이 시작되는 것 같다. 이 사이 인터넷쇼핑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발생했다. 하루 79명의 확진자가 나타났다.

“아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마스크 벗지 말고, 손 세정제 잘 챙기고,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해.” 예지가 드디어 교실 문을 넘었다. 개학 후 3개월 만이다. 화면으로 뵈던 선생님 얼굴을 이제야 실물로 만나게 된다. “괜찮을까 모르겠네.” “학교에서 더 신경 쓰시겠죠. 안 그래도 그제부터 예지가 예민해져 있어요. 첫 등교라 떨리나 봐요.”

자식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걱정이다. 더구나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얼마 되지 않는 요즘 같은 상황은 더욱 그렇다. 아이는 학교에 가야 하고, 안전은 보장되지 않는다. 상황의 변화에 따라 등교가 멈춰지거나 미뤄질 수도 있다. 내일을 알 수 없다.

생각해보면 우리 주위엔 작고 큰 위험과 변수가 존재해왔다. 단지 코로나19처럼 크게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갑자기 자동차가 달려올 수도 있다. 이성을 잃은 사람이 덤빌 수도 있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할 수도 있다. 무심코 누른 버튼 하나로 은행 계좌가 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큰 문제 없이 살아왔다. 심지어 위험과 변수를 겪으면서도 다시 이 자리로 돌아왔다. 돌이켜보면 내가 한 것이 별로 없다. 걱정과 고민이 대부분이었을 뿐... 결국 한 가지 단어만 남았다. 은혜...

선지자 하박국은 다가올 환난 앞에서 심장이 떨렸다. 마음이 무너졌다. 하지만 그는 일어섰다. 진노 중에 베푸시는 하나님의 긍휼, 그의 백성을 지키시는 은혜를 믿었기 때문이다.

이제 아이들에게 ‘안전’이 아니라 ‘은혜’를 가르칠 때가 된 것 같다. 참 힘든 일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은혜로 사는 삶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보여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