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이렇게 열심히 하시는 것 처음 봤어요.” 그도 그럴 것이 간만에 기타를 매고, 목이 터져라 찬양을 부르며, 부르짖으며 기도했다. 크게 외치듯 말씀을 선포하고, 있는 힘을 다 모아 예배를 인도했다. 그렇다. 지난 주 다녀온 청년집회 이야기다. 서울 한 교회 청년수련회 강사로 초청받아 은혜로 모임을 마치고 왔다. 오랜만에 인도한 부흥회였다.

처음 요청을 받았을 때 정중히 거절했다. 교회가 아직 완전히 자리 잡히지 않았는데 외부집회에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좋은 강사님들 많으니 다 찾아보시고 정 없으면 연락주세요.” 그런데 몇 주 지나 다시 전화가 왔다. “목사님, 그냥 해주시면 안 될까요?”

못 이기는 척 하면서 승낙했다. 솔직히 불러주는 곳이 있다는 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섣부른 결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날짜가 다가오면서 뒤늦게 주제파악을 했기 때문이다. 청년사역을 그만 둔지 5년이 넘었다. 더구나 그때의 청년과 지금의 청년은 다르다. 무엇보다 내가 다르다. 예전에 비해 설교감성이 무뎌졌다.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취소할까 싶었다. 그래도 기도 먼저 하고 결정해야겠다 싶어 무릎을 꿇었다. 그런데 주님이 말씀하셨다. “가라. 영혼들을 위해서 가라. 너를 위해서도 가라.” 뭔 뜻인지 알지 못했지만 순종하는 마음으로 말씀을 준비했다. 그리고 강단에 섰다. 낯설음, 부담스러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낯설음은 말씀으로, 부담스러움은 기도로 채워졌다. 그것도 매우 열심히.,, 함께 동행하신 전도사님이 놀랄 만큼...

돌아오는 길, 마음 한편에 이렇게 감동하셨다. “나는 너의 열정을 사랑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여전히 그립다.” 그렇다.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다. 목회의 “목”자도 몰랐다. 하지만 영혼을 살리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말 그대로 열정이었다. 하지만 사람을 겪고 목회를 배우며, 기술은 늘고 마음은 식었다. 주님이 그리워하실 만큼 변해버린 것이다. “하나님, 죄송해요. 다시 뜨거워지고 싶어요.” 눈물을 삼키며 은혜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