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했던 한주다. 같은 뉴스, 같은 보도가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TV를 틀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예상대로 일본은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무역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얼마나 피해가 있을지 추산하기 어렵다.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 같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북한은 굳이 미사일을 날리고 있다. 아무리 조기경보기, 스탤스기 같은 전략무기수입이 부담 된다고는 하나 하필 이 어려운 시기에 짐 하나 더 얹어준다. 정말 같은 민족인가 싶다.

미국은 우리 편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싸움을 말리는 시늉을 하다가 갑자기 미군주둔비용을 몇 배로 증액하라고 요구한다. 심지어 경제부처 회의에서는 무역압력까지 넣었다.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다.

대통령은 긴급국무회의를 열고 대국민성명을 발표했다. 두 가지 워딩이 눈에 들어왔다. “국민의 위대한 힘을 믿고 정부가 앞장서겠습니다. 우리는 충분히 일본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용기를 주려는 담화였다. 그러나 정말 그럴 수 있을까 하는 반문을 쉽게 지우지 못했다.

그러던 중 한 더위에 냉수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조은누리 양 무사생환” 열흘 전 청주 무심천 발원지에서 실종된 14세 지적장애아를 기적적으로 발견했다. 수색기간이 길어져 반은 기대를 내려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인근 산 바위틈에 누워있는 조 양을 군견 달관이가 찾아낸 것이다.

조은누리 양이 귀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수색팀원의 공이다. 특공대 400여명, 경찰 70명, 소방대원 25명, 공무원 25명 등 총 520여명이 한 마음이 되어 조 양을 찾았다. 조 양을 구조한 박상진 원사는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내게도 고등학생 딸이 있다. 남일 같지 않았다.”

“그래, 이렇게 하면 되겠네.” 남일 같지 않게... 너 나 따지지 말고... 한 마음으로... 이렇게 하면 죽은 사람도 살아온다. 하물며 이깟 경제위기가 무슨 대수겠는가? 교회의 어려움은 또 어떻겠는가? 갈 길은 험하지만 갑자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위기의 다른 말은 바로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