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여기 정말 빡세요. 그래도 잘 견디고 있어요.” 군대 간 청년의 사연이 아니다. 수련회 간 전도사님의 전화였다. 몇 달 전 전도사님이 물어보셨다. “올해 수련회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도 그럴 것이 자체 수련회를 하기엔 인원이 적었고, 기성 수련회를 가기엔 식상함이 있었다. “기도해보고 결정하죠. 무엇이 아이들에게 좋을지”

한 달을 고민했다. 결국 찾아낸 것이 오병이어비전캠프... “후기가 참 좋아요. 은혜가 있나 봐요.” “아이들이 어떻게 적응할지가 숙제네요. 또 장소가 좀 멀어요.” 전도사님은 남은 날 동안 수련회를 위해 기도했다. 그리고 학부모들께 기도를 부탁했다. “집회시간 맞춰서 꼭 중보해주세요.”

주일예배 후 수련회 장소에 도착했을 때 쉽지 않을 것을 예감했다. 숙소와 집회장소가 너무 멀었다. 스케줄도 엉망이었다. 저녁식사를 할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집회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걱정을 뒤로 하고 교회에 올라왔다. “주님, 아이들 모두 은혜 받고 돌아오게 해주세요. 아프지 않게 지켜주세요.” 이틀 후 다시 아이들을 만났다. 뭔가 심상치 않은 기류를 느꼈다. 변했다. 눈빛도... 목소리도... 표정도...

“‘예수의 이름으로’ 찬양을 200번 불렀어요.” “새벽 2시까지 기도했어요.” “숙소에는 자러만 갔어요.” 내용만 보면 모두 불평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웃고 있었다. “그래서 수련회 어땠니?” “너무 좋았어요. 정말 기도 많이 했어요. 은혜 많이 받았어요. 울었어요.”

마음이 뜨거워졌다. 전도사님께 물었다. “어떻게 된 건가요?” “될 때까지 했어요. 기도문이 열릴 때까지, 은혜 받을 때까지” 그렇다. 생각해보니 나도 예전에 그런 수련회를 경험했다. 은혜 받을 때까지 찬양하는 수련회... 응답 받을 때까지 기도하는 수련회... 그런데 어느새 까마귀가 돼버렸다. 그날의 열정도, 감격도, 은혜도 까먹어 버렸다. 은혜 받은 아이들의 얼굴이 아름다웠다. 부러웠다. 그래서 기도했다. “하나님, 우리 교회도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해주세요. 그날의 은혜를 다시 부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