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여 시작한 특별새벽기도회를 은혜 가운데 마쳤다. 사실 이번 특새를 준비하면서 나름 고민이 많았다. 먼저 설교본문이 잡히지 않아 마지막까지 애를 태웠고 교우들의 참여가 적을 것 같아서 걱정이 많았다.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 왜 시작도 하기 전부터 머리를 뜯고 있냐고... 생각해보니 기도를 해야 할 상황에 고민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웃겼다.

기도하면서 불안의 뿌리가 무엇인지 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깨닫게 된 것은 나 스스로가 신년 특새를 해야 하는 이유를 잘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매년 해왔던 행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준비만 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기대도 부족하고 의욕도 약했던 것이다.

이틀을 남겨놓고 다시 처음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우선 하나님께 솔직히 내 상태를 고백하고 마음 가운데 소망을 부어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교우들에게 꼭 필요한 말씀을 허락해 해달라고 간구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준비하며 진행한 시간을 통해 먼저 나를 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수 있었다.

모든 교우들이 새벽기도를 꼭 참석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기도는 당연히 자발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기쁨이 되고 은혜가 된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계속해서 안일함을 구한다. 새벽 추운 공기를 가르며 예배당으로 나아가는 불편함을 즐겨하지 않는다. 마음의 소리를 좇다보면 어쩔 수 없이 영적인 바닥을 경험하게 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마음의 소리를 잠시 접어놓고 그 가운데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세밀한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잠깐의 불편함을 느낄지는 모르나 영혼의 기쁨을 누리는 유익이 있다. 특별한 새벽기도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잠시 우리의 마음을 접어두기 위한 안전장치이다.

특새를 마치고 다른 고민이 생겼다. 열심히 한주를 함께 한 교우들에게 어떤 시상을 준비할지 고민이다. 이 고민은 행복한 고민 같다. 이런 고민을 선물해 준 성도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 행복한 고민을 많이 할 수 있도록 귀한 자리에 동참하는 교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