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건물 1층에는 학생들을 위한 스터디카페를 만들 거예요. 동두천 난민마을에는 아프리카유소년축구단을 만들 거구요. 가능하면 시베리아에 선교센터를 세우려고요. 그리고 꼭 교회를 건강하게 분립할 거예요.”

말만 들으면 출석교인 500명은 족히 넘어 보인다. 그러나 아직 말뿐이다. 새 건물도 없고, 교육관도 없다. 파송선교사도 없고, 일손도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교인이 500명 되려면 아직 조금(?) 부족하다. 아직 1/4도 정확히 넘지 못했다. 사역들을 감당할만한 재정도 넉넉지 않다.

[허풍-실제보다 지나치게 과장하여 믿음성이 없는 말이나 행동] [허풍선이-허풍을 잘 떠는 사람] 그렇다. 나는 허풍선이 목사다. 말과 꿈의 경계가 모호한, 소망과 현실의 장벽이 매우 낮은, 말뿐인 목사... “목사님 말씀 들으면 벌써 다 된 것 같아요.” 믿을지 모르지만 나는 말하는 것을 미리 본다. 그래서 꿈꾸는 것만으로 하루 종일 행복할 때가 많다.

사실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나는 매우 현실적이고 소심한 사람이다. 원래 그렇게 태어난 건지, 학습을 받아 그렇게 성장한 건지는 모르겠다. 가난하게 자라난 탓에서 꿈꾸는 것보다 계산이 쉽고, 희망하기보다 낙담하는 것이 익숙하다. 허풍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목회자가 되고 변했다. 하나님께서 나를 바꾸셨다. 이제는 스스로 보기에도 황당할 때가 많은 초현실적인 사람이 되었다. 하나님께서 왜 이렇게 바꾸셨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진실은 꿈이 있으면 오늘을 이겨내기 쉽다. 주님이 주신 꿈은 더욱 그렇다.

지난 금요일, 어머니기도회 중에 주차장을 놓고 기도하다가 권사님 한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목사님, 저 땅 우리 거예요.” 다들 웃으시며 “아멘”하셨다. 그때 알았다. 허풍도 전염이 된다는 것을...

권사님은 나보다 더 큰 꿈을 꾸고 계셨다. 기뻤다. 거룩한 허풍, 행복한 허풍을 함께 나눌 동지를 얻게 되어서... 세상의 허풍은 허풍으로 끝날 테지만, 주님이 주신 허풍은 꿈으로 변하여 현실이 될 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