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남들이 보면 미친 짓이라고 해요” 수년간을 알고 지내온 집사님 입에서 이렇게 과격한 표현을 듣기는 처음이다. 침착하시고 따뜻하고 착한 분이신데 말끝에 작은 떨림까지 느껴졌다. 미친 짓... 정신 나간 짓, 상식에 벗어난 행동... 그렇다. 어쩌면 시작부터 그랬다. 출석교인 100명을 갓 넘은 교회가 1500명 난민을 돕겠다고 나서는 것이 어떻게 상식적이라 할 수 있겠는가?

처음 시작은 교회 앞 편의점이었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커피 사러 가게에 들어갔다. 거기서 만난 낯선 사람들... 먼 나라까지 와서 남들 하지 않은 험한 일, 못된 일을 하는 그들에게 왜 마음이 움직였을까? 그냥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리고 통증이 잘 지워지지 않았다. “하나님,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열어주세요.” 교인들에게 나팔을 불었다. “우리 교회, 나중에 꼭 이주민노동자 사역할거예요.” 하지만 방법도 모르고 능력도 없었다. 한 마디로 말만 앞선, 마음만 앞선 ‘미친 짓’이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예배당도 변했고 교회도 변했다. 그러나 나의 기도는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도 변하지 않으셨다. 어느 날 뜬금없이 박혜원 목사님을 만났다. 함께 동두천 난민마을을 방문했다. 그즈음 늘푸른교회 의료선교팀에서 연락이 왔다. 준비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주님의 뜻으로 알고 의료사역을 시작했다.

그때 집사님도 함께 참여하셨다. 나보다 더 열심히, 더 침착하게 여러 상황들을 파악하셨다. 그리고 결정을 내리셨다. 난민아이들을 위한 치과병원을 만들기로... 재원도 필요하고 인원도 필요한 일이다. 그것도 생각보다 많이... 아직 확실한 믿을 구석은 없다. 단지 미친 짓에 도전하려는 하나님 마음이 확실하다. “목사님, 기도 많이 해주세요.” “네, 그러고말고요.” 그래, 맞다. 미친 짓을 위해서는 기도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다. 기도로 시작했고, 기도로 열렸으니, 기도로 채워주실 줄 믿는다. 그리고 우리의 이 미친 짓이 하늘보좌에 미쳐 하나님을 감동시킬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