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너무 어려워요. 예수님 믿는 게 훨씬 어렵네요.” 한 시간 넘는 세례문답교육을 받으신 어머님들이 상기된 얼굴로 말씀하셨다. “한꺼번에 배우셔서 그래요. 그냥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고백하면 돼요. 그 다음은 차차 알아 가시면 됩니다.”

교회에 부임한 후 처음 몇 달 동안 외미마을을 돌았다. 맨 처음에는 거리를 익혔고, 그 다음은 사람을 익혔다. 그리고 기도하며 마음에 새겼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마음을 구했고, 외미의 영혼들을 주님께 올려드렸다. “이곳에 샘이 열리고, 잃어버린 영혼들이 돌아오게 해주세요.”

그리고 사랑의 쌀독사역이 열렸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장수사진도 찍었다. 부활절, 성탄절에는 주민들을 위한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반대도 적지 않았다. “목사님 그래봤자 별 효과가 없어요.” 교회 재정이 충분치 않았다. 그래도 시작했다. 섬김이 곧 부흥의 시작이라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장로님들의 공감과 노력이 큰 몫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세례식은 의미가 깊었다. 그렇게 기도하고 기다리던 외미 어머님들이 교회의 문턱을 넘었고, 세례를 받고 한 가족이 되었기 때문이다. 문답은 우렁찼고, 세례식은 은혜로웠다. 감사의 기도가 흘러나왔다.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작은 목소리에도 응답하셨습니다.”

다음 날 새벽, 더욱 감사한 일이 일어났다. 세례 받으신 어머님들이 새벽제단을 쌓기 시작한 것이다. 아침 일찍 나오셔서 찬송가를 부르시고, 큐티 본문을 따라 읽으셨다. 그 모습이 소녀보다 훨씬 예뻤다.

수요일이 되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머님들이 전도지를 들고 회룡역 앞에 서계신 것이다. 전도사님께 물었다. “어떻게 오신건가요? 쉽지 않은 일인데...” “네, 권사님이 같이 전도하자고 하셔서 오셨대요.” 쉽지 않은 그 길을 어머님들은 들은 대로 오셨다. 배운 대로 움직이셨다. 갑자기 내 마음도 움직였다. 주님께서 찾으시는 예전의 우리 모습이 바로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참 고마웠다. 그리고 많이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