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돌이 꽤 무거운데요. 권사님들이 이걸 들으실 수 있을까요?” 그 말이 맞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기도하며 받은 말씀에 그대로 순종할 수밖에... 작년에 이은 두 번째 십자가기도회... 올해는 어떻게 진행할까 고민이 많았다. 사실 퍼포먼스가 뭐가 중요할까? 마음이 움직이고 변화되는 것이 중요하지...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복음에 너무 무디어지고, 십자가에 너무 익숙해져서 웬만하면 감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거워야 내려놓지요. 안 그러면 계속 들고 있게요? 진짜 수고하고 무거운 짐 같아야죠.” 하나님께 여쭈었다. “이번 기도회 때 어떤 말씀을 전해야할까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교우들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이 말씀을 붙잡았다.

심방을 하고 돌아오면 그 가정의 잔향이 떠나지 않아 한참을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숨을 쉬며 하나님께 답답함을 올려드리다 보면 중보기도가 되고 하나님 마음이 된다. 그런데 이번 심방은 여느 때보다 심한듯하다. 그만큼 교우들이 많이 지쳤다. 상했다. 성도들과 함께 마음 놓고 크게 한 번 웃어본 적이 언제였던가 싶다.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이 말씀이 마음속에 박혔다. 환경이 변할 수 없다면 마음이 변해야하는데, 마음이 변하려면 내려놓음 외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주님. 이 돌을 들고 교우들이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진짜 내려놓게 해주세요. 자유하게 해주세요.”

전도사님들과 함께 퍼포먼스 동선을 만들고, 설치물을 제작했다. 기도회를 위해 함께 금식하며 기도했다. 그리고 시작된 십자가기도회.... 말씀을 마치고 드디어 내려놓음의 시간이 시작됐다. 무거운 돌을 들고 십자가 앞에 나오시는 어머니들...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셨다. 눈물이 났다. 간절한 만큼 정말 아름다웠다. 입에서 기도가 흘러나왔다. “주님. 이 기도만큼은 꼭 들어주셔야 해요. 꼭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