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올해도 심방하시나요?” 이번 대심방을 앞두고 이런 질문을 몇 번 받았다. 정확한 속뜻은 알 수 없으나 심방을 반기는 마음은 아닌 듯 싶다. 솔직히 이 질문이 기분 나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도 올해는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 와서 네 번의 심방을 했다. 처음에는 권사님 대부분이 심방대원으로 참여하고 싶어 하셨다. 스타렉스를 가득 채우고 철원, 파주, 잠실 등을 순례했다. 그러나 지금은 좀 달라졌다. 심방대원이 점차 줄고 있다. 여러 사정이야 있겠지만 분명 심방 열기가 식은 것은 사실이다.

나도 지친 듯 했다. 심방할 가정마저 늘어나서 첫해에 비해 일정이 두 배로 늘어났다. 시작하기 전부터 부담이 밀려왔다. “다섯 번째 방문, 반기지 않으면 어쩌지? 내 욕심에 교인들을 괴롭히는 것은 아닌가?”

마침 장례가 연이어 일어났다. 그것도 심방시작기간과 희한하게 겹쳤다. 장로님들이 붙잡고 말씀하셨다. “목사님, 건강 생각하셔서 심방을 좀 미루시죠?” 감사한 마음, 또 쉬고 싶은 마음에 흔쾌히 “Yes”를 외쳤다. 한주를 쉬었다. 그런데 하필 그 주간 마음 쓸 일이 많았다. 마음이 말했다. “한주 더 쉬어야 해.” 주님이 말씀하셨다. “네가 어디 있느냐?”

사람은 그렇다. 애초에 성실하지 못하다. 게으름은 한도 끝도 없다. 잠언의 말씀처럼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 그리고 한번 든 잠은 다시 깨기 싫다. 물론 쉼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무엇을 위해 쉬는가가 중요하다. 충전을 위한 쉼인지, 회피를 위한 쉼인지... 겉모습은 비슷하나 열매가 다르다. 제대로 쉬면 당연 일어나고 싶다. 일어나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우리의 쉼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순종하는 마음으로 다시 심방을 시작했다. 물론 힘든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은혜가 더 크다. 마음 쓰며 힘든 것보다 심방하며 몸 힘든 게 낫다. 주님과 함께 뛰는 것이 혼자 쉬는 것보다 낫다. 심방 다 마친 후 주님 안에서 자유하며 누릴 그날의 안식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