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가정사를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지만, 지난 한 주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몇몇 가정의 숨겨진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땅콩회항, 고성과 막말, 그리고 갑질로 국민들의 분노를 샀던 한 재벌의 가정사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다른 한편에서는 “효도사기논란” 기사로 한 연예인의 답답한 가정사가 공개되었다.

두 사건 모두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이었다. 그만큼 자극적이고 충격적이었다. 목덜미에 남겨진 핏빛 손자국, 분노를 넘어선 광기서린 폭언, 그리고 둘 사이에서 귀를 막고 서 있는 한 아이... 한 솥밥을 먹고 사는 식구라고하기에 너무 민망한 모습이었다. 사기혐의로 자녀를 고소한 연예인의 할아버지 모습 역시 별 다를 바 없었다. 너무 매정하고 참담했다. 재산을 두고 이 아들 저 아들 저울질하며 마음에 칼집을 낸 아버지의 행태는 “효도”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정도로 볼썽사나웠다.

두 사건의 공통점이 있다. 이 가정 속에는 한 가지 단어가 빠져있었다. 바로 “부모(父母)”이다. 父(아비 부)는 손에 회초리를 든 아버지의 손에서 유래되었다. 자식을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자신을 때리듯 아이를 가르쳤던 아버지의 깊은 애정이 담겨진 글자이다. 母(어미 모) 역시 마찬가지다. 이 한자는 아이에게 젖을 물린 엄마의 모습에서 유래되었다. 자신을 희생하며 자식을 보살피는 어미의 한없는 사랑이 담겨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父母”라는 글자가 같은 행동, 다른 의미로 변질되었다. 모범은 없고 회초리만 있는 아버지, 강요를 위해 희생하려는 어머니... 남의 집 얘기할 것 없다. 내 모습, 우리 가정부터 돌아봐야할 때다.

지난 주 금요일, 조촐하게 어머니기도회가 시작되었다. 1여전도회 식구들이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진짜 어머니가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서이다. 기도하는 어머니, 예배하는 어머니의 무릎이 자식을 세운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많이 기대된다. 어머니를 믿고 또 하나님을 믿기 때문이다. 어머니기도회를 통해 “부모”라는 이름이 다시 회복될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