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일이 벌어졌다. 온도계가 사정없이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물론 아직 진짜 추위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해 겪은 엄동설한 때문에 지레 겁이 난다. 교회 화장실이 얼기를 몇 번... 두 달 동안을 남의 집 신세를 졌다. 힘든 걸음으로 멀리 화장실을 다니시는 실버들에게 참 죄송했다. 주방 수도도 한몫 했다. 내 기억으로는 두 세 번은 넘었다. 매번 편집사님이 해빙기를 들고 몇 시간을 고생하셨다. 참 미안했다. 온수가 다 떨어져 냉수로 설거지를 했다. 찬 손을 비비며 열심히 그릇을 닦는 교우들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그러나 내 마음을 더 안쓰럽고 미안하게 만드신 분들이 있었다. 엄동설한 매서운 새벽공기를 뚫고 예배로 나오시는 집사님 권사님들이다. 다리가 아파도 오신다. 무릎이 쑤셔도 엎드리신다. 입김이 서려도 부르짖는다. 정말 그렇게 기도의 자리를 지켰다. 목사보다 훨씬 나은 성도들... 그분들 기도로 한 겨울을 버텼다. 몇 번의 고비, 몇 번의 어려움이 있었어도 함께 기도하며 이겨냈다. 기도의 용사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의 어머니들이다.

“하나님, 이번 겨울은 그렇게 춥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성도들이 새벽에 힘들지 않으시도록 날씨를 지켜주세요.” 가끔 얼굴이 보이지 않으시면 혹은 기침소리가 들릴 때면 더 크게 기도한다. 어머니 기도의 힘을 알기 때문이다. 이 기도가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기도로 우리 집은 가난을 이겼다. 이 부르짖음으로 한국교회는 큰 부흥을 맞이했다. 어머니들이 흘린 눈물로 이 나라는 위기를 넘겼다. 나는 분명히 보았다. 기도의 무릎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을...

대림절 기간, 교우 모두가 함께 회복을 기대하며 묵상하고 있다.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하고 맞이한 안나의 기도처럼 우리 역시 마중물 기도가 필요하다. 아무리 추워도, 아무리 분주해도, 아무리 어려워도 기도는 계속되어야 한다. 회복은 기도의 통로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