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이번 신앙성장반에 신청자가 많지 않네요. 어쩌면 힘들 수도 있겠어요.” 이전도사님이 조심히 말을 꺼냈다. 일 년 만에 시작한 신성반 5기가 시작부터 난항에 부딪힐까봐 마음이 힘드셨던 것이다.

솔직히 부담이 있었다. 체력이 완전히 회복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로 시작한 셀리더 모임이며... 신앙성장반이며... 감당하기가 조금 두려웠다. 필요하기 때문에... 꼭 해야 하기 때문에 시작했으나 어떻게 감당할지는 하나님께 맡겼다. 더구나 사역이 많은 토요일이다.

요즘 내게는 희한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무대뽀 패기”가 사라졌다. 총도 없이 전쟁에 나서는 병사처럼 해야 할 사역이 보이면 일단 마다치 않는... 내 몸과 상황 개의치 않는 무식한 사역을 포기했다. 그리고 예전에 속으로 비웃을만한 “몸을 사리는 사역자”가 되었다.

마음이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몸이 변했기 때문이다.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 한계가 생겼다. 그래서 아침을 먹을 때마다 오늘 감당할 사역과 업무를 미리 계산하고 정리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런데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내 한계를 알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다른 분에게 맡기는 거룩한 포기를 배우게 됐다.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는 기도하며 기다린다. 주님이 해결해주실 때까지... 겉으론 겸손한 것처럼 보인다. 실상은 하나님께서 나를 낮추신 것이다. 망아지 같은 내 자아를 다루시기 위해 한계를 허락하신 것이다.

“어쩌겠어요. 한 텀 미뤄야겠네요. 새롭게 시작하려 했는데... 기다려야하나 봐요.” 이전도사님이 대답했다. “같이 기도해요. 아직 토요일 안됐잖아요. 인도하심이 있겠죠.” 그렇게 토요일이 되었다. 6명의 성도들이 앉아계셨다. 갑자기 가슴이 흔들렸다. 마음속에 감동이 내렸다. “잘 오셨어요. 함께 다시 시작해요. 그리고 기도합시다. 열 명이 채워지도록...” 한주를 기도하며 준비하기로 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강하게 느껴졌다. 나를 향한... 우리를 향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