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야구를 좋아한다. 스포츠 중에 야구만 좋아한다. 유일하게 내 돈 주고 경기 보러가는 것은 야구뿐이다. 오죽 좋아하면 모자에 유니폼까지 샀다. 차 트렁크에는 항상 야구글러브가 있다.

내가 응원하는 팀은 LG 트윈스이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항상 야구 사랑이 식어버린다. 매번 가을야구의 문턱 앞에서 허덕이는 LG의 부진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라이벌팀에게 내리 16연패를 당하더니 급기야 팀순위 2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그 날 이후로 중계방송을 꺼버렸다. 앞으로 이 팀을 응원하면 성을 바꿔버리겠다고 다짐했다. (아마 곧 박씨에서 조씨로 바뀔지도...^^;;)

그런데 오늘 다시 TV를 켰다. 야구경기를 보기 위해서이다. 물론 LG경기가 아니다. 바다 건너 열심히 뛰고 있는 류현진 선수의 경기이다. 나는 류 선수가 끝난 줄 알았다. 지난 5월, 부상이 재발하여 마운드에서 내려온 후 재활이 더뎠기 때문이다. 나이도 서른이 넘고, 계약종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 화려한 재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랐다. 부상을 딛고 일어섰다. 편견을 이기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당당하게 승리했다. 화려한 재기를 성공한 것이다. 옆에서 그를 지켜보던 투수코치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재활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그러나 류 선수는 그 과정을 견뎌냈다. 엄청난 노력으로 일어섰다. 나는 그의 계속 배우려는 태도가 좋다.”

누가 말했다. 운동선수처럼 공부하면 서울대 간다고... 철저한 자기관리와 포기하지 않는 근성...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류 선수가 이겨낸 것은 자기 자신이다. 마음속에서 맴도는 부정적 생각들, 좌절과 낙망의 유혹들을 이긴 것이다. 내 생각에는 사역도 그렇게 하면 잘할 것 같다. 하나님을 놓지 않는 손과 현실에 무너지지 않는 믿음의 눈이 있다면 못할게 무엇일까? 너무 비약인가? 기분이 좋다. 우리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주님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