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많았다. 특히 이번 특새는 더욱 그랬다. 사실 작년에는 가을철특별새벽성회가 없었다. 새벽기도를 힘들어하시는 교우들이 의외로 많아서 짐 하나 더 얹는 것이 부담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몇 교우들이 이렇게 물었다. “목사님, 가을 특새가 없으니까 뭔가 허전해요.” 그래서 2018년은 어떻게든 시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설교본문을 정했다. 주제도 정했다. 날짜도 정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체력에 이상이 생겼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나 나는 예전부터 일 무서워하지 않는 목사로 유명했다. 어떤 사역이든 일단 맡겨지면 끝을 보는 성격이었다. 어떨 때는 “일 중독”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체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능력이 많아서도 아니다. 일이 쌓이는 것을 못 본다. 아마 자존심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나이 사십 후반에, 어울리지 않는 혈당문제가 생기면서 예상치 못한 체력문제에 부딪혔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지 못하니 힘이 없다. 1시간 사역하면 30분은 쉬어야하는 웃지 못 할 상황 벌어졌다. 이게 뭔가 싶어 혼자 웃지만 몸이 적응할 때까지 견뎌야 한다. 당연히 삶의 속도는 느려지고 일의 능률은 떨어진다. 어떤 때는 밀린 사역이 두렵기까지 하다. 그런데 특새다. 마음이 복잡해졌다.

10월로 미룰까 생각했다. 그러자니 교회스케줄이 꼬여버린다. 살짝 없던 일로 해버릴까 고민했다. 하지만 한번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다. 결국 기도했다. “하나님, 해야 하는 건 아는데 자신이 없어요. 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마음속에 들리는 소리가 있다. “네 힘으로 하지 말고 믿음으로 감당해라.” “그래, 잘하려고 하지 말고 마음을 드리며 나아가자. 주님이 내 상황을 다 아시니까...”

이번 특새... 너무 기대하지 마라. 내 능력과 이 체력으론 나올 게 없다. 하지만 우리 가운데 뭔가 은혜가 나타난다면 그건 다 하나님이 하시는 거다. 분명하다. 그래서 내려놓는다. 그리고 더 용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