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북적 아이들이 모였다. 한손에는 물놀이가방을 들고 다른 한손에는 군것질거리를 들고 삼삼오오 예배당 의자에 앉아있었다. “등록 마친 친구들은 앞에 나와서 사진 찍어요.” 선생님 말씀에 포토존에 모인다. TV 어디서 본 듯한 세련된 포즈... 수줍은 듯 정면을 빼꼼히 바라보는 포즈... 그렇게 여름성경학교는 시작되었다.

올해 놀란 것은 세 가지였다. 먼저 새로운 친구들이 꽤 보였다. 그중 하은이와 네 친구들이 단연 우세였다. 민 권사님 손주들과 친구들도 처음 인사를 했다. 그런데 놀란 것은 쭈삣 쭈삣 서먹한 눈빛을 나누던 아이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친한 친구가 돼버린 것이다. “어른보다 나은 아이들”이라는 말이 가슴에 다가왔다. 그리고 더 놀란 것은 요셉이, 종환이가 조장이라는 것이다. 마냥 어린아이인 줄 알았는데 어느덧 교육부의 큰 형님으로 자라있었다.

“요셉아 너 많이 컸더라. 배려도 할 줄 알고...” “아빠 내가 그래도 5학년이에요.” 그래, 시간은 헛되게 지난 것이 아니다. 아내와 나는 비록 중년의 나이가 되었지만 그 사이 아이들은 더욱 푸르러졌다.

열심히 찬양을 부르고 율동을 따라하는 교육부 친구들을 보면서 뭉클한 무엇이 느껴졌다. 우리 교회에 부임한 지 3년 반... 하나님은 참 많은 것들을 선물해주셨다. 새 예배당, 새 가족, 새로운 아이들... 그리고 함께 웃고 함께 기도할 수 있는 새 공동체...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지금은 감사하는 것보다 더 큰 일이 없다.

“목사님, 시온이가 집에 안 가려고 해요. 학원도 빼먹고요. 태권도 승단시험 있는데요.” 웃으며 놀라시는 권사님의 말씀에 같이 웃었다. “좋나 봐요. 많이” 열심히 아이들과 함께 뛰노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할 수만 있다면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이번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마음 써주신 모든 가족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교회를 세워 가시는 좋으신 하나님을 높이며 찬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