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의정부가 방콕보다 더 더운 곳이 되어버렸다.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짧은 장마 때문인지, 아니면 꼼짝하지 않는 북태평양고기압 때문인지는 몰라도 더워도 너무 더운 날이 지속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세먼지와 오존까지 극성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을 찍더니 오존 농도 역시 “나쁨” 상태로 치솟았다. 말 그대로 삼중고... 이 상황 속에서 고스란히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힘없는 아이들과 돈 없는 소외계층이다.

폭염차량에 벌써 몇 명의 아이가 희생되었는지 모른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고가 계속 되고 있다. 쪽방촌 독거노인들은 폭염의 직접적인 공격대상이 되었다. 통풍이 되지 않는 방에서 선풍기도 제대로 켜지 못한 채 한 여름을 나고 있다. 신체가 허약한 어르신들 중심으로 온열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예배당 에어컨을 빵빵 틀어놓고 교회를 오픈하고 싶지만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뉴스를 보다가 문득 눈에 들어오는 감동적인 화면이 있었다. 쪽방촌 골목에 살수차로 물을 뿌리는 소방관들의 모습이었다. 이 물 한방에 40℃ 가까운 온도가 35℃ 이하로 떨어졌다. 말 그대로 “급속냉각기”였다. 더위보다 더 큰 물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되었고, 물보다 더 큰 마음의 위력을 다시 보게 되었다. 소방관의 수고를 통해 더위가 달아나고 있었다. “그래, 폭염도 마음으로 이길 수 있겠구나.” 주위를 돌아보는 사랑의 마음이 있다면 못된 더위는 작은 방해에 불과하다.

이 더위에 권사님들이 모였다. 열심히 떡을 빚고 찌고 식히고 계셨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그렁그렁 맺혔다. “뭐 하시는 거예요?” “떡장사 해서 캄보디아선교에 보태려고요.” 우리 교회에도 살수차가 와있었다. 찜통과 싸우며 사랑을 빚고 있는 어머니들... 이들의 수고가 캄보디아 땅에 전해질 때 더위를 날려버릴 “냉수 같은 땀방울”이 될 것이다. 기대된다. 캄보디아 단기선교... 더 열심히 기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