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교통사고로 지난 2주간은 더 바쁘게 산 것 같다. 갑작스런 전화를 받고 사역을 멈춘 채 어머니 계신 곳으로 향했다. 입술을 막은 손수건에는 피가 흥건히 젖어있었다. 놀란 마음을 쓸어내리며 응급실을 옮겨 다녔다. 밤늦게 귀가하여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다음날 새벽예배를 마치고 일찍부터 부모님을 태우고 입원할 병원을 찾았다.

코끼리 다리처럼 부은 다리는 골절 없이 가라앉았다. 금이 간 늑골 세 대는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부러진 치아들은 시간을 두고 심으면 될 일이다. 더구나 정면으로 충격을 받은 머리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이만한 게 다행이었다. 어머니 말씀대로 감사의 제목이었다.

예배를 드리지 못해 답답하다며 퇴원하고 싶다고 어머니가 보채셨다. 아버지의 걱정이 있었지만 입원 열흘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전치 4주 판정을 받았지만 어머니는 생각보다 빨리 멀쩡해지셨다. 절뚝절뚝 걸으시면서 새벽기도회를 참석하기까지 하셨다.

어머니께 물었다. “아찔하지 않으세요?” “응, 차타면 아직 깜짝깜짝 놀라.” “좀 오래 갈 거예요. 아버지도 많이 놀라고 힘드셨어요.” 정말 아버지가 힘드셨다. 말은 다 하시지 않지만 마음이 얼마나 복잡하셨을까? 그래도 감사한 것은 이 사건이 우리 가정의 화평을 깨뜨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병원에 있는 동안 교회가족들이 위로해주시고 기도해주셨다고... 너무 고맙다고...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가족이 얻은 또 하나의 열매는 더 큰 가족의 따스함을 경험한 것이다. 성도 다르고 고향도 다르지만 한 성령 안에서 태어난 하나님의 가족... 교회는 차가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 남겨둔 주님의 따스한 호흡이다.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고마움을 전해야겠으나 이렇게 글로 마음을 전한다. “함께 동행해주시고 함께 걱정해주시고 누구보다 열심히 기도해주신 삼일가족들 진심으로 감사해요. 여러분은 저의 가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