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바뀌었다. 대한민국 지도가 온통 파래졌다. 갑자기 스머프 마을이 되었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분이 계실만큼 이번 지방선거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 논평가들 대부분은 진보의 승리라기보다는 보수의 파멸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야당의 충격이 어마어마하다.

흥미로운 것은 여배우 스캔들과 정치적 의혹에 휩싸인 여당후보들조차 과반수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이 되었다는 것이다. 주위 청년들에게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물었다. “상대후보를 찍기가 더 싫었어요.” 한마디로 국민들은 야당후보들에 대한 실망이 훨씬 컸던 것이다.

그렇다면 보수가 자멸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한 마디로 정리한다. 반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겪고도 보수정치인들은 반성하지 않았다. 국민들은 함께 책임지고 갱신되는 보수당을 원했다. 하지만 빈 수레만 요란했다.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무늬만 반성이었다. 그리고 막말정치, 밥그릇싸움, 색깔논쟁만 일삼는 그들은 조용히 아웃되었다.

이번 선거결과를 보고 나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오버일지 모르나 한국교회의 내일을 “미리 보기”하는 것 같아 갑갑해졌다. 보수는 나쁜 것이 아니다. 보수를 표방하고 자기 이익만 좇는 나쁜 정치인들이 나쁜 것이다. 교회 역시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본질을 추구하는 교회는 세상을 구한다. 그러나 교회의 이름을 빌어 자신의 이익만 구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빌어 야망을 채우는 나쁜 교인들이 나쁜 것이다.

나쁜 교인은 공의로 심판을 받고 자멸할 것이다. 좋은 교인은 소망 가운데 영광을 드러낼 것이다. 우리가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않는 교회, 죄인의 길에 서지 않고 오만의 자리를 떨쳐내는 교인에게는 하나님의 꽃길이 펼쳐진다. 우리 교회가 주님 안에서 꽃길을 걷게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