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더러워서 못 틀겠어요. 많이 심각해요.” 6월과 함께 갑자기 더위가 찾아왔다. 교회 안팎으로 더위준비를 하려고 방충망도 손 보고 선풍기도 꺼냈다. 그런데 문제는 교육관 에어컨이었다. 커버를 열어 필터를 열어보았더니 도무지 해결되지 않을 더러움이 있었던 것이다.

“그럼 사람 불러요. 닦아보면 답이 나오겠죠.” 교육관에 스탠드형 에어컨을 다음 주에 설치하기로 했다. 이전 에어컨은 주방에 달기로 했다. 어차피 이전설치하면 손봐야 하기 때문에 미리 사람을 부르기로 했다. 집사님 한분에게 소개받은 기사님이 오셨다. 에어컨을 뜯고 물을 뿌렸다. 필터도 살균하고 배수관도 다시 연결하고... 그리고는 얼마 지나서 가망이 없어보이던 에어컨에 새 공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에어컨을 청소하면 냉방효율도 높아져 전기요금을 2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레지오넬라균, 폐렴간균, 곰팡이균 같은 보이지 않는, 그러나 무시무시한 세균에서 해방될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건강을 위해 여름에는 2주에 한 번 필터 청소할 것을 권한다.

갑작스럽게 우리의 신앙생활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다윗은 도망이라도 가고 싶은 영적 침체 속에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이여 나를 살피사 내 마음을 아시며 나를 시험하사 내 뜻을 아옵소서”(시 139:23) 우리식으로 표현한다면 “필터청소”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알게 모르게 영향 받은 영적인 장기들(폐, 심장 등)을 깨끗하게 씻어달라는 간구였다. 건강한 믿음을 위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7월에는 “와보라데이”가 있고, 8월에는 “캄보디아단기선교”가 있다. 정말 중요한 사역이고 의미 있는 행사이다. 행사에 그치는 행사, 해놓고 힘 빠지는 행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 먼저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와 우리 공동체의 영적 상태를 점검하고 필터청소를 해야 할 타이밍이다. 구제불능 에어컨에도 새 공기가 나온다. 우리 교회를 통해 새로운 생기가 퍼져나갈 내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