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남전도회에서 봄소풍을 준비한다고 말씀하셨을 때 사실 마음이 쓰였다. 아직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데다가 부부동반으로 진행한다고 하셔서 준비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구나 몸이 불편한 실버들이 있어서 조심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교회자치기관이라 내가 준비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아 기도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회장님께서 열심히 회원들을 만나시면서 참여를 독려하셨다.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각 기관장들을 만나셨다. 일정, 장소, 차량, 식사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았는데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기 시작하셨다.

봄소풍 D-2일 전, 회장님께서 명단과 일정을 적은 종이를 건네주셨다. 인원은 20명 안팎, 일정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장소는 2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연천... 과연 이 인원이 평안하게 이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교역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함께 기도했다.

출발 당일, 회원들이 삼삼오오 교회에 모이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20명이 함께 차를 나눠 타고 출발했다. 간혹 사인이 맞지 않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성공적이었다. 날씨도 실버들이 다니시기에 적당했고, 장소도 사람들이 많이 붐비지 않아 어려움이 없었다. 무엇보다 함께 한 실버들이 행복해하셨다.

매운탕을 뚝딱 비우고 허브빌리지로 향했다. 라벤더 향이 가득한 그곳에서 사진 찍기 놀이를 하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나눴다. “목사님, 함께 모이니까 너무 좋아요.” “부부가 같이 오니 더욱 좋네요.” “이렇게 자주 모였으면 좋겠어요.” “우리 교회에서 이런 행사를 한다는 게 기적 같아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각자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감사함이 밀려왔다. ‘그래, 이러려고 목회를 하는 거지. 주님 안에서의 사랑의 교제, 그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가 아닌가?’ 나는 꿈꾼다. 행복한 교회를... 사람이 아닌 하나님이 만드시는 사랑의 공동체를 소망한다.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는 것 같다. 그래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