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동안 역류성 식도염에 시달렸다. 작년 이맘 때 앓았던 증세가 재발했다. 속이 더부룩하여 음식 먹기가 쉽지 않다. 식사 후 위산이 올라와 식도가 불타오른다. 잘 때는 더더욱 힘들다. 속이 쓰려 잠들기 어렵다. 몸을 이리로 저리로 틀면서 속 편한 자세를 잡는다. 그렇게 30분은 들추어야 겨우 잠에 든다.

불편하다.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일단 살이 빠진다. 많이는 아니지만 매일 얼마씩 살이 줄고 있다. 그리고 먹는 습관이 변했다. 스트레스 받으면 폭식하고, 저녁모임 마치고 오면 야식을 하고, 속이 답답하면 매운 음식을 찾고, 시간 없으면 분식으로 때웠다. 그런데 속이 아프면서 이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 식사는 죽으로 간식은 줄이거나 덜 자극적인 것을 선택했다.

속쓰림이 예민함이 되었고 예민함이 조심성이 되었다. 조심성 있게 먹다보니 삶에 규모가 생겼다. 가끔 참을 수 없어 과자를 집어먹으면 다시 탈이 났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책임감(?)있는 삶이 이뤄졌다.

생각을 좀 넓혀봤다. 우리가 영혼의 통증을 느낄 수 있다면 아마 삶이 많이 바뀔 거라는 생각... 사실 우리가 사는 오늘은 끊임없는 Input이 일반인 세상이다. TV로, 인터넷으로, 스마트폰으로, SNS로 수많은 정보들과 자극들이 영혼의 식도를 타고 내려온다.

그러나 정작 인간의 영혼은 이를 감당하기에 소화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문제가 생긴다. 일종의 “영혼의 역류성 식도염”인 셈이다. 하지만 대부분 영혼의 통증에 둔감하다. 이것이 문제다. 문제가 생긴 줄 모르고 사는 문제... 이 문제가 우리를 망가뜨린다.

주님은 말씀하셨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다고... 하나님을 볼 것이라고... 그렇다. 제대로 먹어야... 좋은 것을 채워야... 잘 비워야 영혼이 산다. 마음이 산다. 강건함을 누린다. 이 한주를 영적 예민함으로 살아야겠다. 건강한 영적 식습관으로 새 삶을 열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