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대심방은 다른 교회에 비해 느리다. 아무리 많아도 하루 4가정을 넘기지 않는다. 공동체가 작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한 가정도 쉽게 넘기지 않기 때문이다. 각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말씀을 구한다.

그러다 보면 가끔 놀랄만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소름이 끼칠만한 개입하심이 나타나기도 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열리기도 한다. 물론 중요한 것은 심방가정의 마음인 것 같다. 가난하고 사모하는 심령에 은혜의 샘이 터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지난 주 심방 가운데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한 집안에 두 가정을 심방했기 때문이다. 준비를 하면서 말씀을 구하였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가정을 위해 사랑스러운 말씀을 주셨다.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영문을 알지 못했으나 신뢰하며 방문했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방안에 꽃향기가 가득했다. 더 신기한 것은 나를 맞는 다른 주인들이었다. “목사님, 얘네들 보세요. 일전에 말씀드린 그 비둘기들이에요.”

베란다 한 구석에 비둘기부부가 찾아왔다. 더러워질 것이 걱정되어 쫓아내려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둥지 안에 따뜻한 알 두 개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을 알을 품은 비둘기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권사님은 마음이 짠하여 먹을 것을 주고 따뜻한 마음을 주었다. 그리고 조그맣던 새끼들이 쑥쑥 커서 날갯짓을 시작했다. 얼마 지나서 둥지를 떠나갔다. 그런데 하루에 한 번씩 인사를 하러 돌아왔다.

“목사님 얘네가 원래 이 시간에 안 오는데 목사님 때문에 온 것 같아요.” 모두 크게 한번 웃었다. 마음속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열고 쏟으면 비둘기도 감동하는구나.” 우리 교회가 비둘기 둥지보다 못하겠는가? 마음을 열자. 쏟자. 나누자. 예수님의 사랑이 깃들게 하자. 어떤 두려움도 어려움도 사랑을 막을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