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테러가 전 세계인을 혼돈과 공포 가운데 몰아넣었던 한 주였다. 파리의 한 공연장에서 인질극으로 시작된 잔인한 폭력은 바다를 건너 말리에까지 이어졌다. 하늘에서는 러시아 여객기가 떨어지고 바다에서는 프랑스 핵 항공모함이 발진했다.

뉴스를 보면 불안해지고 진실을 알게 되면 씁쓸해지는 상황들이 반복된다. 하지만 복잡한 상황 가운데 웃음을 짓게 한 드라마 같은 장면이 있었다. 바로 지난 19일 TV를 통해 전해진 도쿄구장의 환호였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분도 한일전이라면 큰 관심을 가진다. 일본에 대한 오랜 불쾌감이 국민적 정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 개최된 국제야구대회는 편파적으로 ‘일본 손 들어주기’를 조장해왔다. 그래서 쾌승을 거두어 통쾌한 복수를 해주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한국대표팀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괴물투수의 요리감이 되어 계속해서 헛스윙을 돌려댔다. 그렇게 9회 초를 맞이하였다. 스코어 0대 3...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았다.

하지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대타로 기용된 선수가 날린 안타로 시작한 공격이 4대 3이라는 역전극이 썼다. 환호로 시끄럽던 도쿄구장에 정적이 감돌았다. 그만큼 충격적이었고 그만큼 감동적이었다.

야구에 내려오는 금언이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역전의 기회가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슬람원리주의의 공포가 확산되고 황금만능주의의 문화가 팽배한 오늘, 한국의 개신교는 점점 영향력을 잃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교회의 수명이 이미 다했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어쩌면 우리가 맞이한 현실은 9회초  마지막 공격일지 모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는 충성이 아닐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주님의 역사는 오늘의 작은 충성에서 시작된다. 남은 자 칠천 명, 거룩한 그루터기를 통해 역전의 역사를 이루시는 분이 우리 하나님이시다. 어둠이 깊어지는 이때 나는 이렇게 외치고 싶다. “호원삼일교회 파이팅! 한국교회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