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격랑”이었다. 한두 달에 일어날 일들이 일주일 만에 다 벌어졌다. 먼저 북미간의 대화재개가 극적으로 이뤄졌다. 한국 특사들의 노력으로 양국의 정상이 5월내에 만나기로 결정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핵단추 거론하며 끝장발언을 하던 두 사람이었다. 이렇게 쉽게 회담이 성사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아직 멀지만 첫 걸음을 떼었다는 의미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세계 장애인의 축제인 동계패럴림픽까지 개막되면서 축제 분위기를 더하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반가운 소식들을 한순간에 뒤엎은 사건이 있었다. 바로 미투운동에 인한 유력정치인의 몰락이었다. 대선후보로 꼽히던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그의 성폭력 행적이 세상에 폭로되었다. 평소 깨끗한 정치, 정의로운 사회를 말하던 분이라 더욱 충격이 컸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이 증명된 셈이다.

더 답답한 것은 미투 운동의 여파가 문화계를 넘어 사회전반에 퍼지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구를 믿고 신뢰해야할지 분별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급기야 주말에는 성폭력 혐의를 받던 중견배우가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여러 유명인들의 이름이 미투운동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울증을 앓던 인터넷방송 BJ가 아파트 창문에 투신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생방송 중에 악플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각각의 사건들은 그만한 이유들이 있었다. 하지만 단 한주 만에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났다는 것이 충격이다. 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 우리의 마음은 버거울 따름이었다. 몰아치는 격랑, 세상의 파도 속에서 마음 가운데 계속 이 말씀이 맴돌았다.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시니...”(막 4:39) 주님의 말씀이 아니고서는 하루도 버틸 수 없는 세상이다. 사순절기간... 몰아치는 격랑 속에서 다시 말씀 앞에 나아가야겠다. 거기에 바로 주님이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