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전 국민의 가슴을 뛰게 만든 이름이 있다. 바로 “영미”이다. 김영미, 만 26세의 여청년... 동계올림픽이 아니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평범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김영미의 이름이 우리에게 특별히 새겨진 이유는 “영미와 친구들”이 만든 감동의 스토리 때문이다.

사실 컬링은 우리에게 낯선 스포츠였다. 간혹 TV를 통해 소개되는 영상이 우스꽝스러울 정도였다. 맷돌 같은 스톤을 던지고 미친 듯이 솔질을 하는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인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열흘 남짓의 올림픽기간이 우리를 컬링마니아로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안다. 그들이 왜 힘차게 솔질을 하는지... 왜 목이 터져라 “영미”를 부르는지... 경기를 본 한 분이 이렇게 말했다. “컬링이 아니라 킬링 같아요.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요.”

컬링선수단은 모두 김씨이다. 그래서 팀 이름이 “Team Kim”이다. 그리고 모두 의성출신 청년들이다. 그래서 “의성 마늘소녀”라고 부른다. 또한 끈끈히 연결되어 있다. 팀원들은 모두 영미의 동생, 친구이다. 세계를 놀라게 한 컬링소녀단이 의성의 한 마을에서 시작된 것이다.

나는 경기를 보면서 두 가지가 부러웠다. 팀원들 간의 호흡과 투지였다. 말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팀원들... 똑같은 영미의 이름을 불러도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또한 그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서로를 다독이며 함께 견뎠다.

비약일지 모르나 교회가 이런 모습을 가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목회자들이 “선교적 교회”를 표방하지만 교인들은 점점 수동적으로 변해간다. 우리 교회 역시 이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할 때가 있다. 결국은 교인들 간의 믿음과 사명에 대한 끈기가 답이다. “영미”가 아닌 “예수”를 부르며 함께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교회... 주님이 원하시는 그림이 아닐까? 날이 풀리고 있다. 우리의 마음도 다시 뜨거워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