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국민들의 이목은 호주 멜버른파크에 집중되었다. 사상 최초 테니스 그랜드슬램 4강에 오른 정현 선수가 그 주인공이었다. 16강전에서 세계 최강 조코비치를 꺾는 이변을 연출한 정현 선수는 8강전을 가볍게 뛰어넘고 준결승전을 준비하였다. 준결승에서 만난 적수는 테니스의 황제라고 불리는 “로저 페더러”였다.

비록 페더러와의 경기를 다 소화하지 못하고 기권하였지만, 그가 이룬 역사는 이미 놀라운 것이었다. 테니스의 불모지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기세에 눌리지 않고 당당히 경기하는 선수가 탄생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정현 선수의 나이가 22세라는 것이다. 앞길이 창창한 앳된 청년이다.

정현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나는 특별히 두 가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먼저 정현 선수의 안경이다. 보통 테니스 선수는 안경을 잘 쓰지 않는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정현 선수가 안경을 쓴 이유는 고도난시 때문이었다. 테니스 선수로는 핸디캡을 가진 셈이다.

둘째로 정현 선수의 발이다. 4강전 기권 후 SNS에 자기 발 사진을 올렸다. 말 그대로 참혹했다. 발바닥에는 크게 패인 물집과 여기저기 터진 상처들이 있었다. 이 발로 경기를 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안쓰러웠다. 진통제를 맞으며 마지막까지 참아낸 것이다.

눈과 발에 문제가 있는 선수... 하지만 그는 패기의 눈빛으로 난시를 이겨냈고, 승리를 향한 의지로 패인 상처를 극복했다. 이 부분이 내게는 감동이다. 안된다는 불평을 해보겠다는 결단이 이겨냈기 때문이다.

어쩌면 교회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우리 교회에는 분명 부족한 점이 많다. 안될 만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단이 불평을 이긴다. 소망이 원망을 부순다. 물론 부족한 것은 채우고 모자란 것은 보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이 아닐까? 마음이 변해야 교회가 변한다. 우리도 할 수 있다. 믿음의 패기와 의지로 어려움을 이겨내자. 주님이 원하시는 참 교회를 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