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강릉의 한 모텔 지하주차장에서 갑작스러운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이 출발한 지 10여분 만에 진화된 가벼운 화재였다. 하지만 여러 언론사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보였다. 바로 최근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비트코인 관련 화재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화재의 원인은 과부하였다. 6구의 멀티탭 1개에 그래픽카드 36개를 꽂아 사용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이곳은 비트코인을 모으는 소위 채굴장이었던 것이다. 화재 직전까지 사양이 높은 그래픽카드를 여러 개 이어 붙여 암호 화폐를 만들고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객실로 불이 번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비트코인... 얼마 전까지 낯설었던 이 단어가 이젠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상화폐이다. 개발 당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P2P방식으로 개인 간에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과 해킹이 불가하다는 점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을 만든 사람은 경제학자가 아닌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쓴 이 사람은 국가와 대자본이 조작할 수 없는 이상적인 화폐를 꿈꿨다.

하지만 그 꿈은 산산이 부서졌다. 투기자본과 불법단체들이 개입되면서 원래의 취지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며칠 새 10배의 가치가 뛰는 투기장으로 변했다. 도박, 마약, 포르노, 무기, 돈세탁을 위한 불법 인터넷 암시장에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인들의 참여가 늘면서 부가적인 피해가 늘고 있다. 결국 화폐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였던 것이다. 무엇을 만드는가 보다 누가 사용하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어쩌면 교회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시스템과 좋은 프로그램을 갖추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진짜 그리스도인이 되어갈 때 극복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 삼일교회는 주님이 소망하는 참 교회를 꿈꾼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내가 먼저 주님의 교회를 사랑하는 좋은 교인 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