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초 뉴질랜드 해안가에서 파일럿 고래 416마리가 집단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위 “스트랜딩”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고래들의 원인모를 떼죽음현상을 가리킨다. 고래들의 사체를 부검해본 결과 특별한 질병이 발견되지 않았다. 더구나 죽은 고래의 대부분이 젊고 건강하였기 때문에 그 원인을 밝히기가 어려웠다. 심각한 것은 지난 20년간 스트랜딩으로 떼죽음을 당한 고래가 2500마리가 넘었다는 것이다.

이 현상이 지구 곳곳에서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예방과 대처조차 힘들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스트랜딩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납득할만한 설명을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최근 “국제우주생물학저널”에 의미 있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독일 키엘대 반셀로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몇 년 간 나타난 스트랜딩 현상의 원인이 “태양폭풍에 따른 지구 자기장 변화”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고래들은 지도도 나침반도 없이 하루에 100km가 넘는 바닷길을 헤엄친다. 이들의 항해를 인도하는 유일한 인도자는 “지구 자기장”이다. 고래들은 선천적으로 자기장을 읽을 수 있는 감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태양폭풍으로 자기장이 흔들리면서 이들의 항해에 혼돈이 온 것이다. 그들은 마지막까지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해변을 향해 돌진했다. 죽음을 향한 마지막 항해를 한 것이다.

비약인지 모르겠으나 지금 우리 사회가 파멸을 향해 스트랜딩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히 고민하게 된다. 그칠 줄 모르고 증가하는 자살률, 더욱 극악해지는 범죄사건, 점점 막막해지는 소통의 단절... 어찌 생각하면 북한의 핵무기나 한반도의 전쟁위기보다 더 위험한 것은 아닐는지... 양심을 포기하면서까지 돈과 힘을 쫓는 이 세대의 추악한 단면은 죽음의 해변을 향해 헤엄치는 고래들의 마지막 항해와 다를 것이 없다.

세상은 이제 무엇이 중요한 지 잊어버렸다. 어떤 것이 옳은 지조차 헷갈리고 있다. 우리는 진리를 좇는 사람이다. 생명의 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사람이다. 우리가 정말 잘해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