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가족예배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토요일, 전도사님이 전화 한 통을 받으셨다. 잠시 후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목사님, 아무래도 장례예배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이임순 권사님이 소천하셨데요.”

잠시 머리가 멍해졌다. 요양원에 들어가신 후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걱정하던 차였다. 무릎이 아프셔서 잘 걷지를 못하셨지, 말씀도 잘하시고 음식도 잘 드셨었다. “아니, 갑자기 무슨 일에요. 어떻게 된 일이래요?” “자세한 건 가봐야 알 것 같아요.”

주일예배 후 소풍을 마치고 마음을 추슬러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감사하게도 권사님과 가까웠던 교우들이 동행하였다. 자녀가 없으셨던 탓에 빈소가 꾸려지지 못했다. 그곳에서 동생분과 조카들을 만났다. 병원 측에 부탁드려서 비어있는 방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영정사진 한 장... 갑자기 감정에 북받쳤다. 생전에 권사님이 좋아하시던 찬송가를 부른다. 마음속에 남아있는 권사님과의 기억을 나눈다. 예배를 마치고 유족을 만났다. “마지막으로 요양원에 찾아뵈었을 때는 괜찮으셨는데요.” “2개월 전에 갑자기 췌장암이 발견됐어요.”

화장터로 옮기는 버스에서 마지막 기도를 드렸다. 유족들과 인사를 나누며 위로하였다. “돌아 가시 전에 목사님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고맙다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헌금하고 싶으시다고 부탁하셨어요.”

감악산 출렁다리를 건널 때 권사님은 무서워서 돌아가려 하셨다. 그래서 손을 꼬옥 잡아 드렸다. 함께 다리를 건넜다. 권사님이 몇 번이고 고맙다고 나 때문에 건넜다고 활짝 웃으셨다. 비록 임종을 지키진 못했지만, 우리 주님께서 권사님 손을 꼭 붙잡고 계셨으리라 믿는다.

장례를 마친 다음 날, 통장에 이름 하나가 떴다. 이임순... 권사님의 마지막 헌금... 우리 교인들에게 고맙다고 행복했다고 나중에 천국에서 보자고 얘기하시는 것 같았다.그래서 조용히 마음으로 답했다. ‘저두요. 권사님, 꼭 그때 뵈어요.’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