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6장에는 바울 사도가 드로아에서 꾼 꿈 이야기가 나온다. 그 꿈은 다음과 같았는데,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바울에게 나타나서 “건너와서 도와달라”고 간절히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바울은 이 꿈을 지나치지 않았다. 주님이 주신 메시지로 받았다. 그는 짐을 싸서 바다를 건넌다. 바울의 이 발걸음은 선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 되었는데, 복음이 로마로 향하는 새로운 시작이 된다.

갑자기 왜 장대한 선교역사를 말하는가 싶으실 거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산불피해교회복구사역 때문이다. 사실 나는 이 사역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당장 교회사역이 급해서 마음 쓸 여유가 없었다.

장로님 한 분이 당회에 의견을 내셨다. 곧 교회에서 마음을 모으기로 결정했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고 싶었다. 돈만 모아 부치고 마는 뻔한 사역은 하기 싫었다. 짬을 내어 산불피해지역을 방문했다. 처참했다. 고속도로 휴게소까지 큰 피해를 입어 문을 닫을 정도였다.

덕분에 자동차 가스충전을 놓쳐버렸다. 원래는 영덕지역의 교회를 도울 생각이었는데, 어쩔 수 없이 중간에 서안동IC로 빠져나가게 되었다. 계기판에 연료부족 경고등이 켜졌다. 당황스럽게도 주위에 LPG충전소가 전무했다. 제일 가까운 충전소를 찾았다. 한참이다.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 기도하면서 고갯길을 넘었다.

충전소를 3km 앞두고 마음이 놓일 순간, 바로 앞에 작은 교회가 보였다. 청송 성지교회... 건물이 완전히 전소된 상태였다. 한 분이 작업복을 입고 정리를 하고 계셨다. 내려서 확인해보니 목사님이셨다.

불길 속에 겪은 긴박한 이야기, 그 가운데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나눠주셨다. 다음을 기약하며 차에 올랐다. 동행한 강도사님이 말했다. “소름이 돋네요. 주님이 인도하셨나 봐요.”

그리고 오늘 교우들의 마음을 담아 그곳을 방문한다. 감사하다. 새로운 하늘이 열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