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요셉이는 우주에 관심이 많다. 아마 장인어른 영향인 듯하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아버님은 요셉이를 데리고 자주 별을 보러 다니셨다. 천문대나 과학관을 방문하고, 천체망원경을 구입해서 밤하늘을 관찰하시곤 했다. 별에 관한 책을 사주시며 흥미를 돋으셨다.

그래서인지 요셉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별에 관한 지식이 많았다. 가끔은 심할 정도로 이 별이 어떻고, 저 별이 어떻고 하며 깨알 같은 지식을 자랑했다. 그 때문인지 지금도 전화를 하면 우주의 기원이나 천체의 운영 같은 고차원적인 얘기를 할 때가 많다. 심지어 심각하게 대학에서 천체물리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두 가지 마음이 교차한다. 먼저 장인어른에 대한 감사다. 어떤 외할아버지도 그렇게 하실 분은 없을 것이다. 외할아버지의 관심과 열심이 손주의 상상에 나래를 단 것이다.

또한 아들에 대한 미안함이 솟아오른다. 아빠의 자리가 필요할 그때에 옆에 많이 있어 주지 못했다. 그때 나는 정말 바빴다. 청년사역이라 더 그랬다. 저녁사역에 자주 밤늦게 집에 들어가곤 했다.

그런 결핍이 우리집 현관 앞에 놓여있었다. 파랑색 자전거... 외할아버지가 사주신 생일선물이었다. 그런데 요셉이는 자전거를 못탄다. 내가 운동장에 가서 제대로 한번 가르쳐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볼 때마다 아내가 꾸중하듯 말했다. “언제 가르쳐줄 거야?” 결국 자전거는 조용히 사라졌다. 그리고 요셉이는 한국을 떠났다.

얼마 전 컴퓨터 정리하다가 우연히 예전 아들 사진을 보게 되었다. 갑자기 마음이 울컥했다. 미안했다. 아들에게 카톡을 보냈다.

“요셉아, 아빠가 어릴 때 많이 못 놀아줘서 미안해. 그때 좀 많이 바쁘고 힘들었어. 돌아보니 꼭 그렇게 치열하지 않았어도 됐을까 싶네”

“갑자기 왜 이래... 어차피 기억도 안나... 치열하게 산 걸 왜 후회해. 나는 자랑스러울 듯...”

아버지보다 나은 아들, 가장 큰 하나님의 은혜다.